300 - the honorable(?) Spartan? 영화, 드라마

 



  시험을 일주일 남겨둔 가운데, 오늘 시험이 끝난 친구들과 함께 "300"을 보러 용산 cgv로 갔습니다. 원래는 그렇게까지 봐야 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요즘 워낙 정신이 없는 지라 최근 화제작이 되고 있다는 말이 들려도 그려려니 하고 있었는 데, 어쩌다 보니 IMAX로 "300"을 감상하게 되었네요.

  이런 저런 들려오는 이야기로 어느정도 스케일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IMAX로 밀려오는 영상은 이른바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의 구성 자체도 이 영화가 노리는 점이 무엇인지를 뚜렷하게 보여주는 듯이, 페르시아 전쟁의 전후사정은 거두절미하고 "스파르타의", "스파르타에 의한" "스파르타를 위한" 스토리 전개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 영화의 핵심인 스파르타와 페르시아 군의 접전에서의 고증왜곡은 물론이고, 당시 페르시아 군주인 크세르크세스의 이미지도 실제 역사와는 커다란 차이를 보이는 그야말로 전제적인 그리고 야만적인 정복욕에 불타는 폭군으로 그리고 있습니다.(당시 그리스 도시국가들의 주력병력이 중장보병임을 아는 분들에게는 300명의 스파르타 병사들의 모습이 그야말로 대폭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할 듯 싶습니다. 뭐 안습의 페르시아군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물론 300에서의 스파르타 병사들의 모습은 다비드의 '테르모필레의 레오니다스'에서의 모습을 따른 것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테르모필레에서 싸운 병사들은 스파르타의 300명의 정예병 뿐만이 아닙니다. 실제 역사에서는 전투 시작 초기에는 펠로폰네스 반도의 그리스 연합군 4000과 기타 중부 그리스 연합군이 함께 였고, 운명의 분기점이라고 할 수 있는 뒷길로의 페르시아 군의 진입이후에도 스파르타 군만 남은 게 아니라 데모필로스 휘하의 테스피아이군 700여명이 스파르타 군과 운명을 함께 했습니다만 영화에서는 데모필로스군은 아예 흔적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 다비드의 '테르모필레의 레오니다스'

  하지만 "압제자" 페르시아로부터 자유를 지키겠다고 분연히(!!) 일어서는 이상주의자(!!!) 레오니다스왕의 스파르타를 그려내는 것은 좀 더 입맛을 씁슬하게 하고 있습니다. 왜 스파르타인들이 그렇게까지 치열하고도 악독한 전사가 되었는 가는 오히려 그들이 "압제자"였다는 데에 있습니다. 자유를 사랑하는 스파르타인들이 농업 생산력 대부분을 스파르트옆의 메세니아 지방을 정복하여 선주민들을 노예화하여 강압적으로-심지어는 악랄하게 (...)- 지배했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한 일이죠.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보는 눈은 매우 즐겁게 만들어 주는 "좋은" 영화입니다. 물론 좋은 영화라는 것이 단순히 감각적인 만족만을 추구한다는 데에서 한정적으로 쓰여야 할 것입니다만, 그외로는 페르시아 전쟁을 지나치게 단순히 처리하고 있다는 점(스파르타의 테르필모레의 결사항전은 사실 이후 아테네연합군의 살라미스 해전에서의 대승리가 있었기에 의의가 있다는 점에서 살라미스 해전에 대해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 영화는 매우 아쉽습니다), 영화 내내 자유를 강조하고 있으나 그 자유를 말하는 스파르타인들이 오히려 압제자라는 점등을 생각하면 지적인 만족은 얻기 힘든 영화라고 평가됩니다.
 

덧글

  • 우마왕 2007/04/30 04:10 #

    300은 씬 씨티의 감독으로 유명한 프랭크 밀러가 그린 만화를 영상화한 겁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마초적 해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300의 포인트는 역사에 기반한 스파르타의 분전이 아니라 마초적 시각에서 찾아야 합니다.
  • 키치너 2007/05/06 21:06 #

    /우마왕 댓글에 감사드립니다. 댓글이 희귀한 지라(^^:;) 오늘에서야 확인했네요.

    실제로 영화속에서 내내 강조하고 있는 것은 "남자다움" 이외는 없는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입으로만이라도 "자유"를 운운하는 게 모순적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영화의 구도상 어쩔수 없이 삽입되야 하는 코드이지만, 그런 이데올로기적인 미사여구를 어울리지 않게 부각시키는 건 지적받을 만한 점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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