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경찰 패트레이버: 폐기물 13호 - Patlabor The Movie WXIII 애니메이션

  패트레이버를 처음 본 것은.. 글쎄요. 중학생시절 막 케이블 방송이 나오기 시작할 때 투니버스에서 본 것이 처음이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코믹하면서도 심각했던 패트레이버 그 시리즈의 최신작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폐기물 13호에 대해서 약간 적어보려고 합니다.


   패트레이버 극장판들의 특징인 무겁고 왠지 암울한 분위기에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첫 극장판, 두번째 극장판과는 달리 엔토 타쿠지가 감독을 맡았습니다. 첫 공개 당시 일부 팬층에게서 이건 패트레이버가 아니다, 특차 2과는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거냐 하는 원성을 들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쿠스미와 하타 두명의 형사가 풀어나가는 이번 작도 충분히 패트레이버-PAT는 인정해도 LABOR는 인정못하겠다는 분들도 있습니다만(웃음)-라는 작품의 이름에 어울리는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패트레이버 ova, 극장판에서도 종종 등장하지만 일본에서의 자위대에 대한 이야기는 한편으로는 웃음거리-풍자이상 조롱이하일까요..?-, 한편으로는 미국과의 동맹과 엮어진 뭔가를 꾸미고 있는 이미지등을 보이는 데, 역시 이번 WXIII에서도 자위대의 이미지-그리고 미국-는 상당히 부정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극 초반에서 비밀리에 무언가 이야기하는 미국쪽 인사와 자위대쪽 인물의 모습은 '이 녀석들이 이번 작품의 흑막이군!' 하는 생각을 저절로 하게 하니 감독의 의도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겠죠.


 

   초반에서 연속되는 무언가에 의한 레이버의 습격과 파괴는 이전 패트레이버 시리즈에서도 자주 보였던 진행으로 여기까지는 상당히 익숙한 모습이 보입니다. 습격당한 레이버들이 모두 샤프트 사제품이었다던지 이전 극장판에서 배경이 되었던 일명 바빌론의 탑의 모습이 보인다던지 하는 것은 지난 패트레이버 시리즈를 생각나게 하면서 입가에 웃음을 짓게 만듭니다.

  쿠스미형사와  하타 형사, 이 투 캅스(!)는 본격적으로 사건의 추적을 시작하는 데 이 둘은 함께, 혹은 각자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 단서를 찾아 나섭니다. 하타 형사는 비밀을 가진 한 여인과 만나고 곧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되지만 사건과 그 녀가 관련되었다는 것이 서서히 드러나게 됩니다.

    쿠스미 형사 역시 나름대로 발로 뛰는(...) 조사를 통해 하타 형사가 만나는 여인이 이 사건과 관련되어있음을, 아니 그녀가 이 사건을 풀 열쇠라고 생각하고 하타 형사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그에게 그 여인에 대한 것을 말하지만 하타는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오히려 쿠스미의 아픈 상처를 건드립니다.

     결국 하타 역시 그녀와 사건의 관련성을 깨닫고 그녀를 찾지만 이미 그녀는 모습을 감추었고 추적끝에 일련의 사건의 범인 "폐기물 13호"의 정체를 알게 됩니다. 사건의 원흉 "폐기물 13"는 미국과 자위대, 그리고 아이를 잃어 버린 어머니의 한이 뒤섞여서 창조된 단 한사람을 제외한 모두에게는 폐기물 이자 괴물이지만 아이를 잃어 버린 어머니, 하타가 좋아했던 그 여인에게 있어서는 또 하나의 자신의 아이였던 것입니다.
     남극의 운석에서 발견된 이른바 니시와키 셀을 배양, 생물학적 무기로 이용하려던 미군과 자위대의 계획에 아이의 암세포를 셀과 함께 배양해 또 하나의 자신의 아이를 보고자 했던 어머니의 한은 "폐기물13호"가 되어 여러 사건의 원흉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폐기물 13호"를 처리하기 위해 자위대와 경시청의 협력작전이 기획되고 드디어 특차 2과가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전 작의 모습과는 너무 다른 노아는 캐릭터 디자이너를 한대 때려주고 싶은 기분이 날지도 모릅니다만, 알폰스는 예전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어 그나마 다행일까나요(...) 

    "폐기물13호"의 [폐기처분]은 특차 2과에 의해 행해지기로 하고 폐기물 13호는 도쿄만의 거대한 구 운동장으로 유인됩니다.
그 때 울리는 것은 "폐기물"에 융합된 죽은 아이가 생전에 연주했던 베토벤 교향곡, 지금까지 폐기물이 습격했던 모든 사건은 이 연주에서 나타나는 특정한 고주파에 유도된 것이었습니다. 죽은 아이의 조직 암세포를 단순히 융합한 것일 뿐인데 생전의 기억을 가지고 죽은 아이의 모습-괴물에게는 여성의 성징이 나타나 있는 것이 보입니다-이 나타나있는 것이 보입니다.

    유인은 성공했으니 이제 우리의 주역 특차 2과의 화려한 활약이 예상되고 폐기물 13호는 멋드러진 오타 순경의 사격앞에 쓰러지면서 극은 끝날 줄 알았으나, 우리의 특차 2과의 총잡이 오타 순경과 노아는 폐기물 13호의 제압에 실패하고 결국 자위대 특수부대가 투입되어 폐기물 13호의 "화형"이-그리고 그들의 폐기물에 대한 증거말소도 함께- 이루어집니다. 폐기물을 또 다른 자신의 아이라 여겼던 아이의 어머니는 사실상 스스로 목숨을 던지게 되고 극은 쓸쓸하게 막을 내립니다.

   자식을 잃어버린 어머니의 빗나간 애정과 사실상 금지된 생물 병기를 시험하는 미군과 자위대의 모습, 많은 사람이 "폐기물"에 의해 희생되는 데도 오히려 도쿄만의 "바빌론 탑"을 반대하는 환경 단체의 테러로 언론을 조작하는 정부의 모습은 이 작에서 겹치고 겹쳐 작품이 끝나면서도 씁슬한 기분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감독이 바뀌었지만 패트레이버 극장판 시리즈의 전반적인 흐름인 not so happy ending은 이 작품에서도 이렇게 나타나지만 군과 정부의 모습은 누구든지 쉽게 비판할 수 있지만 자식에 대한 애정은-설령 그게 빗나간 애정일지라도- 쉽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적, 즉 사회적으로는 분명 비난할 만한 일이지만 우리 자신에게 이런 문제가 다가온다고 해도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인지 , 내 자신은 사적인 감정을 억제하고 공적인 도덕, 그리고 이성에 답을 할 수 있을 것인지는 여전히 생각해봐야 할 문제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