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결과

   다들 예상한 것처럼 그가 1위로 나타났다. 실제 개표 결과는 조금 다를 지도 모르겠지만, 저렇게 압도적인 스코어여서야 다 까봐도 별반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 데, 아마 87년 이후 대선에서 이토록 1위, 2위차이가 압도적인 경우는 없었으니 이건 '그'의 천운일가? 그게 아니라면 대한민국 국민들의 정치인에 대한 가치 평가는 다른 나라와 조금 다른 것일까? 조금 의외라면 2위, 3위 후보의 득표율인데 출구 조사 결과 3위를 할 것으로 예상된 후보가 1위인 후보와 이념적 지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대한민국의 국민들의 이념 지표는 지난 5년 동안 "우향우"를 향해 확실히 이동해버린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든다.
   지난 대선들의 개표방송의 영상이 머리속을 지나가는 지금, 이런 결과를 바라보는 느낌은 이상하리 만큼 담담하다. 아니, 아무런 감흥이 없다. 절대 '그'만은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노옹을 지지했지만, 사실 이번 선거에서 내가 심정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후보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나의 한표가 선거 이전에 이미 '판은 끝났다'는 대세를 바꿀 수 없다는 착잡함인지는 가늠하기 힘들다. 또 물론 반대는 그럴듯 하게 하고 있었어도 내 마음속에서는 이미 심정적으로 결과를 인정하고 겨우 5년 집권하는 정치인 한명이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는 초라한 자위가 물들어 있을 지도 모르는 일이다.
   
   몇 시간 뒤면, 너무나도 뻔한 일이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다. 내가 사는 이 나라가 무사히 역사의 파고를 이겨내어, 시대의 조류에 순항할 수 있었으면 하는 건 너무나도 소박한 희망일까?
 

by 키치너 | 2007/12/19 18:21 | 일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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