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의 북 리뷰 : 전쟁의 얼굴, 독일 제국 1871~1919

   간만에 올라가는 북리뷰입니다. 연말에 주문해서 도착한 것들을 슬슬 풀어보고 있는 데, 제 성향을 아시는 분들이라면 짐작하시겠지만, 대부분 역사 파트에 집중 되는 군요 ^^;, 자 그럼 첫번째로 전쟁의 얼굴부터 살펴봅시다.

    2차 세계 대전사로 작년, 출판계에 이름이 오르내린 존 키건은 사실 1차 대전사를 전공으로 하는 역사가-정확히 하자면 戰史家-입니다. 그런 그가 "군대와 전쟁에 대해 그려낸" 이 책은 그야말로 화장으로 분칠되지 않은 전쟁의 얼굴을 독자들 앞에 드러내고 있습니다. 아, 물론 이 책을 전쟁의 참상을 드러내어 독자들의 마음을 찔러대는 책은 아닙니다. 오히려 작가의 주관적 평가없이 전투가 일어났던 전장의 상황을 갖은 사료를 동원하여 재현해내어 전장에서 움직이던 인간의 숨소리가 느껴지도록 서술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특징이죠.
    군대 역사학에 대한 관점이 엿보이는 첫장, 그리고 1차 세계 대전 이후의 전쟁 ,'미래의 전투'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고, 어떻게 변화하였으며,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 것인지에 대해 서술한 마지막장에서는 저자의 사상이 보입니다. 반면 아쟁쿠르, 워털루, 솜으로 차례대로 쓰여진 2, 3, 4장은 당시 전장의 상황을 서술하고 있습니다.
    통사가 아닐 뿐더러, 그렇다고 한 전쟁의 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분석한 전역사도 아닌 이 책은 어찌보면 애매해 보이기도 하지만, 전쟁과 군대, 그리고 실 전장의 상황에 대해 느껴보고 싶은 분에게 알맞은 책입니다.
    인상적인 구절을 하나만 들어보자면.. "그 최초의, 정말이지 결정적인 행동은 '흉벽을 향한 질주'기 될 것이었다. (...) 독일구 흉벽에 먼저 도달하는 사람은 살 것이었다. 경주에 진 쪽은 죽을 것이었다. (...) 영국의 모든 노력이 독일군이 경주에서 지게 하는 것에 맞추어졌다."
 - p282 : 4. 솜, 1916년 7월 1일

   19세기 중반에서 20세기에 이르기까지 세계 무대에서 패권국에 대한 도전자로서의 독일의 모습은 그 놀라운 성장과 그 놀라운 성장에 비견될 정도로 화려한 쇠망, 그리고 다시 살아나 또 다시 세계를 뒤흔들어 놓은 것으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표지부터 뭔가 '위압감'이 느껴지는 이 책은 그 독일이 "독일"이라는 이름으로 세계사의 전면에 등장한 '독일제국'의 탄생과 몰락을 그리고 있습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에서 무언가 학술적인 분석이나 독창적인 논리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기본적으로 전통적이고 보수적인 입장에서 독일제국을 조명하였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교양서적인 위치에 있기 때문에 전문적인 내용을 기대하셨다면 꽤나 실망하실 수도 있는 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가치가 있다면, 옮긴이의 말에서 보듯이 독일사에 관심있는 일반인 대상으로 이 시기의 독일이 어떻게 유럽의 변방 2류 국가들의 모임에서 세계의 역사를 흔들어 놓는 주요국가로 성장하게 되었는 지에 대해서 알 수 있게 너무 딱딱하지도 않고 지루하지도 않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죠.
   역사 교양서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지만, 요즘처럼 역사서를 가장한 종이덩어리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이정도 책도 보기 힘들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교양서로 기획된 책이라 참고문헌 목록은 실려있지 않으니 혹시 이 책으로 뼈대를 잡고 참고문헌을 통해 더 파고 들려는 계획을 잡으셨다면 다른 서적을 함께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