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 House : 1-9 - DNR(do not resuscitate)


   가끔 챙겨보는 Dr. House.
   의학 드라마가 대부분 그렇긴 하지만, 하박사님 이야기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찡해지는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사람의 행동에도 관성이 있는 데, 자기 주변에 좋은 일로 가득할 때는 모든 것이 더욱 잘 되어 가지만 몸이 망가지고, 물질적 상황이 악화되며, 인간관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으면 그 자체로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가는 게 인간사다. 아무튼 하려던 이야기는 이게 아니고 (...), 오늘 본 에피소드 DNR은 스스로 치료 행위를 거부하는 환자를 주제로 한 에피소드이다. 어느 에피소드나 그렇듯이 이번 화도 하박사의 옹고집의 승리였지만, 다른 에피소드와는 달리 조금 마음을 찌릿하게 하는 부분이 있어서 인용해 본다.
  
    소생을 위한 치료 행위를 하지 말라는 서약서(DNR, do not resuscitate)을 서명한 환자를 소생시킨 하박사는 고발되어 법정으로 불려가는 데, 끝까지 환자에 대해 미련을 거두지 않는 다. 물론 하박사는 보통 의학드라마처럼 환자에 대한 소명으로 집착하는 건 *절대* 아니기 때문에, 의사의 양심을 운운할 것도 없지만, 오히려 비슷한 이유로 죽기를 원했던 환자는 누군가들에게는 마치 아픈 곳을 정통을 찌르는 듯한 말을 한다.
   

    [박사님이 왜 그렇게 집착하는지 참 수수께끼더군요. 보통은 구해주길 바라지도 않는 사람을 구하려고 경력을 희생하고 감옥에 갈 위험을 무릅쓰지 않을 거요. 정말로 절실하게 집착하는 바가 있으니 그러신 거겠지. 보통 사람들이 아내, 자식, 취미 등등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가슴을 때리는 것이 없기 때문이오. 내게는 그게 음악이고 박사님에겐 의술이죠. 자나깨나 생각하게 되는 그 무엇 보통 사람 노릇을 못하게 만드는 그 무엇을 얘기하는 거요. 그 때문에 우린 훌륭한 실력을 갖추고 최고가 되지만 나머지 모든 것들은 잃게 되죠. 일과 후 집에 가면 여인이 마실 것과 키스를 베풀어 주는 그런 일은 결코 우리에겐 일어나지 않을 거요.]

   <그래서 신께선 전자렌지를 창조하신 거죠.>

   행복은 평범한 사람들의 것이라는 말은 사실상 맞는 말일것이다. 자기 자신의 자아 성취를 위한 행복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행복이의 일반적 정의에서 일탈한다. 과연 어떤 삶을 살아야 할것인가. 어려운 질문이다.
   
    이번 에피소드의 끝에서 평소 철옹성 같던 하박사의 마음 한구석이 살짝 엿보이는 구절을 인용하면서 마치도록 한다.


    [하루에 그 약을 몇 알이나 드십니까?]
   
   <고통이 심해요>

    [그런가요]
    
    [뭐 사는 게 다들 고통스러운 것 아닙니까?]
  
    차라리 삶은 고통이라고 생각한다면 맘이라도 편하련만 아쉽게도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by 키치너 | 2008/02/03 02:52 | Dr. Hous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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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재인 at 2008/02/03 03:00
저도 이 에피소드 보면서 대사가 좋다고 느꼈었는데 ^^ 시니컬한 하박 너무 좋아요.
Commented by 키치너 at 2008/02/03 03:21
재인 / 이 에피소드는 좀 찡했습니다. 자기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하박사께서 저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것도 흔치 않고 말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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