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설 - 왜 피해왔고 왜 더 이상 피하지 않는가 잡동사니

   전 평소 과친구이외의 사람들과 이야기 할 때는 전공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을 매우 꺼리는 편입니다. 같은 과 친구들이야 어차피 이미 한 배를 탄 공동 운명체(...)로서 아주(!) 특별한 케이스가 아니면 적어도 10년정도는 거의 매일 얼굴을 보고 살아야할 사람들이니 하는 이야기가 항상 거기서 거기밖에 없는 터라, 이 사람들이 아닌 다른 "종"의 사람들과는 이쪽 이야기 하는 것은 별로 재밌는 일이 아니죠. 게다가 저 같은 경우는 조금 특이 케이스이긴 한데, 아무튼 "그쪽 계열 사람은 그쪽 이야기밖에 모른다"는 소리를 정말 싫어하기 때문에 특히 고등학교 이하 친구들과 만날 때는, 거의 이 계열 이야기는 입도 방긋 안하는 게 보통입니다.

  그런데 사실 요즘 조금 이런 행동에 대해 회의감이 드는 게, 이쪽 계열 이야기가 물론 전공자들만 알아먹는 소리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모든 사람에게 대단히 중요한 것(!)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이쪽 종사자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이쪽 이야기에 대해서 아는 게 분명히 도움이 되면 도움이 되지 해가 되진 않을 거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사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긴 합니다만, 어느 정보나 그렇듯이 웹상의 정보는 70%는 쓰레기요, 20%는 핵심과는 관계없는 변죽만 울리는 이야기며, 5%는 논문등 전문적 자료로 일반인에게는 도움이 안되는 자료요, 나머지 5%만이 그나마 도움이 되는 정보인 것이죠. 게다가 대단히 복제가 쉬운 인터넷의 특성상 저렇게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쓰레기"정보는 끊임없이 복제, 재생산되어 마치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인터넷에서 정말로 가치있는 정보를 찾는 것을 힘들게 합니다. 결국, 이런 상태로는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공급은 오히려 잘못된 그리고 오래되어 폐기된 정보만을 제공함으로써 결코 이쪽 계열인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대단히 악영향을 끼치게 될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겨우 한 사람이 뭐 얼마나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직 배우는 입장에서 다른 사람에게 무엇을 제대로 얼마나 알릴 수 있을 지 의문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위에서 언급한 사소한 개인적인 이유때문에 배운 것조차도 사용하지 못한다면 이쪽 계열 학문의 본질적인 의의 자체를 훼손하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얼마나 어떤 글을 내놓을 지는 장담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한번 힘내서 포스팅해볼 생각입니다.

 

덧글

  • immune 2008/04/21 23:27 #

    안녕하세요 키치너님, 키치너님은 의사이신가요?
  • 키치너 2008/04/21 23:32 #

    immune / 안녕하세요 immune님. 아직 의사는 아니고 (^^) 배울게 남아있는 의대생이랍니다.
  • chi_B 2008/04/22 05:32 #

    안녕하세요. 재미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전공 관련해서 이야기하는걸 꺼려하는 편입니다.
    저는 미대생이고,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데, 디자인에 관심이 있다 싶은 사람에게라도 제 전공관련 이야기를 하면 백발백중 따분한 반응을 보이더군요.
    대부분의 사람은 자기가 듣고싶은 이야기만 듣고 싶어하다보니...저도 별반 다를 것 없습니다만
    키치너님 같은 지식인층이 입을 다물고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입니다.
    부디 앞으로도 목소리를 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 immune 2008/04/22 16:24 #

    키치너님 궁금한게 있는데요.
    이글루에 있는 광우병 관련 글들을 보다 보니 프리온이라는게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변형프리온이 광우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건 알겠는데 이게 지금 기술력으로는 사멸시킬수 없다고 하는 분도 있고, 어떤분은 무슨 되도 않은 소리냐 존내 끓이면 없어진다 이런 분도 있어서 잠깐 검색해보니 네이버에 나와 있기로는 3기압 133도에서 18분이상 가열하면 사멸시킬수 있다고 하는데...누구 말이 맞는 건가요..????

    ps.근데 3기압 133도면 1기압 - 우리 생활환경이 1기압 맞죠?..ㅋ - 에선 실제 얼마나 되는 온도일까요..?? 아놔...고등학교 졸업한지 넘 오래돼서 과학 다 잊어먹었....ㅋ
  • 키치너 2008/04/22 19:00 #

    immune / ㅎㅎ 사실 프리온이 외계에서 온 괴물질도 아닌데 없앨시킬 방법이 없는 건 아니죠. 네이버에 나온 것은 고압증기멸균(autoclave)원리를 이용한 프리온 불활성화법인 것 같네요. 보통 대부분의 감염성 미생물은 134도에서 3분간 autoclaving 하면 사멸하지만, 프리온은 일반적인 열과 화학물질에 대단히 저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그냥 끓이면 소용이 없어요^^:) 134도에서 18분동안 (autoclave 자체는 완벽히 밀폐된 압력밥솥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수증기의 부피가 커지다 보니 134도 정도에서는 대기압의 3배정도가 됩니다) autoclaving 했을 때 비로소 불활성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습니다. 이외에 아예 고농도의 산소 환경 아래서 태워버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그리고 끝에서 1기압에 해당하는 온도가 어느정도인지 물으셨는 데, 고압증기멸균은 고온에서는 열량이 대상물체에 더 빨리 전달된다는 걸 이용한 것으로 고온의 환경을 만들다 보니 압력이 올라간것이지 압력이 높아져서 온도가 올라간게 아니랍니다. 질문의 요지는 고압증기멸균의 환경은 일상환경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인지 물으신 것 같지만, 전달되는 열량으로만 따지면 같은 시간에 3배의 온도 (약 400도)로 가열했을 때가 같은 환경이 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 키치너 2008/04/22 19:03 #

    chi_B / 지식인이라니, 너무 높게 평가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네요 ^^;;;
    아직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지만, 그래도 "아는 한" 노력해보겠습니다.
  • 바라니바람 2008/04/22 19:17 #

    키치너님 완전 오랜만에 방문해요. 저 잊으신건 아니죠?:) 너무 게을러서..; 이제 블로그좀 열심히 하려구요. 키치너님도 새로운 각오를 하셨네요! 의대생이시면 공부 하느라 많이 힘드시겠어요.

    참, 키치너님 저 저번에 건강검진 받았는데, 혈소판이 부족하다고 병원에 가보라고 했거든요.ㅠ
    이거 많이 심각한건가요?;
  • immune 2008/04/22 20:00 #

    키치너님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 키치너 2008/04/22 21:07 #

    바라니바람 / ㅎㅎ 그러게요, 정말 오랜만에 뵙네요. (^^) 사실 블로깅을 하는 게 사람마다 모두 제각각의 생각이 있겠지만, 전 적어도 제 포스팅을 읽는 분들이 조금이라도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셨으면 하는 바램이 커요. 요 몇일간 블로그에서 손을 떼면서 이것저것 생각을 해봤는 데 결국 평소에 좋으나 싫으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소재가 가장 잘 쓸 수 있고, 의미가 있는 포스팅이 될 것 같더군요.

    - 건강검진 결과로 혈소판 결핍 소견이 나왔다면, 가까이는 빈혈에서 감염이나 출혈도 의심할 수 있죠;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검사 소견대로 가능한 빨리 내과 전문의 선생님과 이야기 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 키치너 2008/04/22 21:37 #

    immune / ^^ 궁금증이 풀리셨다면 저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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