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학생회 성명 : 정부의 반민주적인 폭력 진압 사태를 규탄한다 잡동사니

   5월 2일 처음 촛불이 밝혀진 이래, 5월 마지막 주부터 시작된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은 그 도를 넘어서고 말았다.
   먼저 밝히건대, 우리 학생회는 의대 학생들의 대표성을 갖는 목소리를 내기에,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여 쇠고기 수입 문제 등을 비롯한 여러 정치적 쟁점들에 대해서는 중립적이라는 것이다. 
   다만 무고한 시민들까지도 폭력시위대로 규정하고 상식을 넘어선 불법적이고 야만적인 무력 진압을 조장하는 폭력정부의 행태를 보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그 누구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우리 의학도들은 이 현실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경찰들이 휘두르는 진압봉은 머리 등 신체 주요부위를 가격해서는 안된다고 되어 있다. 방패는 가장자리를 깎는 등의 개조를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고 이 또한 가장 자리로 머리 등의 위험 부위를 모서리로 찍지 못하게 되어 있다. 소화기를 뿌릴 시 신체 하방을 향해서 뿌리도록 되어 있다. 물대포는 일정 근접 거리 안에서는 직접 쏘아서는 안된다고 되어 있다. 이 모두 평상시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으며, 불법적인 행위를 부득이 진압해야할 시에만 합리적으로 판단하여 최소한의 한도 내에서 저런 규칙은 지키면서 행하라는 것이다.

   백번 양보해서 지금의 집회자들이 불법 집회를 하여 진압해야 할 대상이라고 보더라도 이러한 규칙은 지키면서 진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은 굳이 법을 논하지 않아도 상식적으로 가늠할 수 있는 정도이리라 본다.

   하지만 2008년 5월 25일 새벽, 이 때가 일이 쇠고기 수입 반대자들만의 집회를 넘어서 온 국민이 분노하게 된 시발점이다. 등 지고 도망가는 시민들을 뒤에서 곤봉들고 머리를 가격하고, 방패는 날카로운 모서리로 사람들의 목과 등을 겨누며, 소화기는 바로 앞에서 눈에 직접 뿌리고 물대포는 위에서 직각으로 사람들의 머리 위를 향해 발포되었다. 어린 중고생들과 여자 노인 가릴 것 없는 무차별적인 폭력 앞에 피는 사방에 낭자하고 어느 여대생은 군홧발에 머리를 짓밟혀 뇌진탕 판정을 받는가 하면 어느 평범한 시민은 실명 위기에 놓여 있으며 전쟁터에서도 기자는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법이 없는데 한 KBS기자는 무차별 구타를 당했다. 무기라고는 구호가 적힌 종이 뿐인 무고한 시민들을 소위 불법 시위자로 간주하고 이들을 진압한다기에는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적법한 진압 범위를 넘어선 명백한 폭력행위를 이들은 자행했다.

   정부는 언론을 통제하고 도로 CCTV를 끄면서 이를 은폐하려 했지만 다행히도 IT 기술의 발달 덕분에 모르고 넘어갔을 뻔했던 이러한 진실, 게다가 이는 경찰의 임의적인 폭행이 아닌 위에서 내려진 지시라는 점 등이 온 천하에 밝혀졌다. 게다가 CCTV와 언론 통제 등 상황을 포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차단하면서까지 이러한 무자비한 일을 숨기려 했다는 점이 더욱 소름 돋고 무서울 따름이다. 여기에 처음에는 과격진압 없었다는 말부터 해서 물대포 맞고 부상당했다면 그건 거짓말이라고 하는 등 온갖 거짓말로 국민들을 바보로 여기는 작태, 그리고 아직도 쇠고기만 거론하며 온 국민들이 왜 화났는지 아직도 깨닫지 못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서 화는 억누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는 민주화를 이룩한 이후로 있은 전례가 없고, 또한 있어서도 안 되는, 민주주의를 짓밟은 참혹한 사건이다. 과거 민주화 운동 이후로 우리 품에 안긴 이 존재, 민주주의를 누린다는 것은 마치 산소처럼 그 존재가 당연한 것이고 소중함을 잊게 되는 그런 것이 되어버렸다. 그렇기에 지금의 시대와 어울리지 않는 이런 사실들이 참으로 어색하게 느껴지고 남의 나라 얘기 같이 믿기지 않는 학우들도 많으리라 본다. 하지만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사람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고, 이들의 대부분은 어떠한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것이 아닌, 자발적 비폭력적 시민이다. 그리고 그들이 만행에 유린당하고 있는 것이 2008년, 지금의 명백한 현실이다.

   거듭 말하지만 우리 학생회는 의대 구성원 모두의 정치적인 의견을 존중하므로 정치적 사안들에 있어 최대한 중립성을 표방한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대전제가 되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만행만은 용서할 수 없다. 쇠고기에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또 집회가 불법이라고 보는 이들에게도 왜 현재 당국의 대처 방식이 문제이고 비판받아 마땅한지 충분한 설명이 됐으리라 본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외치는 바이다.

하나, 우리는 작금의 사태를 의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국민 주권이 부여하는 정의를 짓밟으며 온 국민이 다 아는 진리를 왜곡하려는, 시류를 역행하는 반민주적인 국가 폭력으로 본다.

하나, 정부는 이번 국가 폭력의 잘못을 통감하고 온 국민 앞에 서서 책임감 있는 사죄를 하라.

하나, 지성인들이여. 이념과 사상을 초월하여 바라보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국민의 주권에서 나오는 민주주의가 유린당하는 이 현실을 잊지 말자.

제23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학생회


   조금은 늦은 반응인것 같지만, 재학중인 학과 학생회에서 성명을 내놓았길래 슬쩍 옮겨다 봅니다. 혹시 오해할지도 모르는 분들이 있을 지 몰라 미리 밝혀놓지만, 의대 학생회는 운동권같은 거와 거리도 멀고, 학생회를 구성하는 친구들도 유별난(?) 친구들이 아니니 "이 빨X이놈들!!! 성명은 무슨 성명이야!" 이런식의 반응은 삼가해 주시길 바랍니다 ^^:
   사실 전 이쪽 친구들한테 이런 견해에 대해서 평소 큰 기대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성명까지 발표할 줄은 정말 생각도 못했습니다.  관심이 없음을 넘어서 아예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서 알지도, 알고 싶어하지도 않던 친구들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래도 전 이 친구들을 너무 성급히 평가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