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호] 열차에서 먹는 밥은 ... 어때? 음식

   기차 여행하면 뭐가 떠오르시나요?
   덜커덩거리는 철로인가요? 입이 심심할 무렵에 지나가는 홍익회 아저씨의 먹거리 카트인가요? 추억이 깃들어있는 간이역인가요?

   KTX가 호남선과 경부선에 투입된 이후로, 새마을, 무궁화 호의 배차 횟수가 줄고 운행 시간도 길어지면서 이젠 많은 분들에게 대여섯시간씩 걸렸던 열차여행에서 탑승한 지 두세시간만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열차여행의 전형적인 경험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열차내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창밖을 바라보면 감상에 젖는 경험도 하기 힘들어진 게 사실이죠.

   이런 현실에 개탄(?)하여, 모처럼 마음먹고 집에서 올라올 때 식당차가 연결된 새마을호를 탔습니다. 식당칸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흘러가는 경치와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우수에 젖어보자'라는 요즘 시대에 맞지 않는 구시대적 낭만을 느껴보고 싶었던 거죠;;

  현대화된 역사. 이젠 웬만한 역에서도 과거의 추억을 맡기는 힘들어졌어요. 아마 이런 경험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지도 모릅니다.

   KTX가 다니기전만해도, 그야말로 한국철도의 퍼스트 클래스. 새마을호입니다. 물론 여전히 좌석의 안락함은 KTX와는 비교도 되지 않습니다만, 구시대의 유물쯤으로 취급되는 것 같아 슬픕니다. - 실제로 이제 웬만해선 새마을호 타기가 힘듭니다. 하루에 거의 한두편밖에 편성이 없으니까요. 물론 호남선이야기입니다.

   넓은 공간. 쾌적한 여행. 기차를 타고 여행하면 버스를 탈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다른분들은 안 그런다고요? 글쎄요. 제 몸은 아직도 어릴적 기차여행의 향수에 젖어있나봅니다. ^^:

  
   기차가 서대전을 통과할 무렵, 슬슬 점심시간이 되어갑니다. - 10시10분 출발이었습니다 :) - 슬슬 식당칸으로 움직여보죠.
   식당칸의 카운터석입니다. 우리나라에선 웬만한 식당에서도 카운터석은 보기 힘들지만, 열차라는 특성상 한쪽열은 카운터석으로 배치되어있습니다. 사실 혼자 식사할 때 테이블 하나를 다 차지하고 먹는 것도 뻘쭘해하시는 분들도 많긴 합니다. ㅎㅎ
   뭘 먹을까 생각하다가, 가장 많이들 찾는 함박스텍도시락을 주문했습니다. 식당차가 있다곤 해도, 일단은 도시락일수밖엔 없습니다. 아무리 명색이 식당이면서 무슨 도시락이야! 이러실 분은 없겠죠? ^^: 그래도 밥과 국은 따뜻하고 반찬들도 다 적당한 온기가 돕니다. 
  
   메인인 함박스테이크. 도시락치곤 패티가 괜찮았어요. 물론 소스가 너무 진한 건 조금 입에 안 맞았지만 말이죠.
   창밖으로 지나가는 풍경을 보면서 입을 놀리다보니, 금방 도시락을 비워버렸습니다. 기차의 식당칸은 역시 이런 맛이 아닐까 하는 자족감이 돌면서 왠지 흐뭇해지더라구요. ㅎㅎ

    
   식당칸에서 식사를 하고 좌석으로 돌아와 조금 앉아있자니, 벌써 한강을 지나고 있습니다. 몇일간 내린 폭우로 한강물은 싯누렇더군요. - 사실 전 여행하면서 강을 지나는 걸 참 좋아하는 편입니다. 강을 바라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해진다고나 할까요? - 왜 이렇게 맘이 편해지는 게 많은 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

   기차의 식당칸에서 먹는 음식은 사실 객관적인 음식의 맛보단 식당칸에서 느끼는 개인적인 만족감이 더 크지 않나 하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 않는 저 도시락 가격도 싼편은 아니거든요. 그렇지만 열차여행의 낭만, 먹거리와 함께 넘어가는 경치. 이런 주관적인 요소가 사실 기차여행의 백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먼곳을 떠나려는 계획을 가지신 분들, 한번쯤 색다른 체험을 해보시는 건 어떤가요?

덧글

  • 후유소요 2008/07/27 00:54 #

    와우;; 얼마전에 무궁화호 예약을 했는데 새마을호 탈걸..이라고 순간 후회하는 중;;
  • 키치너 2008/07/27 00:59 #

    전엔 무궁화호에도 식당칸이 있었는 데, 요즘은 무궁화호 식당칸은 찾아보기 힘들더라구요. 게다가 요즘 새객차가 들어오면서 무궁화호 좌석도 많이 좋아지긴 했는 데, 아직까진 새마을호가 제일 낫더라구요. :) (ktx보다 안락하니 말다했죠~)
  • 테라포밍 2008/07/27 12:38 #

    장항선 무궁화호중에 한 칸 특별칸이 있는 편성이 있습니다.(아마 다른 곳도 그럴 것 같은데)
    노래방, PC방이 함께 있는 편성인데...그 쪽도 나쁘지 않았어요. :-)
  • 키치너 2008/07/27 12:44 #

    노래방과 PC방이 있는 열차라; 웬지 신기한 편성이네요 ^^;
  • 달산 2008/07/27 01:00 #

    열차 타 본 지가 어언 17년이 넘었음.=_=;; 그때도 새마을호 도시락은 5000원이었는데.. 지금은 얼마인가욤?
  • 키치너 2008/07/27 01:48 #

    헉; 17년;; (하긴 우리나라 철도노선이 많이 부족하긴 합죠)
    - 저게 8000원이니, 60% 올랐근여
  • 종화 2008/07/27 02:57 #

    열차 식당칸 도시락은 너무 비싸서..ㅠㅠ
    예전에 설날귀가길에 딱 한번 먹어본적 있었는데 그땐 별로 맛 없었던것 같았어요..
    아, 제가 먹은곳은 무궁화호 식당칸이었던듯??
  • 키치너 2008/07/27 12:42 #

    ㅎㅎ 확실히 비싼건 매우 치명적인 약점이죠; 저도 예전 추석때 KTX에서 도시락을 먹은 적이 있었는 데, 확실히 별로 맛이 없더군요. 명절땐 아무래도 대량으로 만들다보니 도시락에도 좀 정성(?)이 떨어지나봐요 --;;
  • 유이히메 2010/02/10 13:46 #

    기차 타고 싶어요.ㅜㅜ
  • 키치너 2010/02/12 16:54 #

    그런데 요즘은 식당칸 달린 열차 보기도 참 힘들어서 말입니다. 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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