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운영 방침 변경을 보고 잡동사니

이글루스 운영정책이 변경됩니다
   이글루스를 근 3년 넘게 사용중인 유저 중 한명으로 이번 운영 방침 변경이 썩 달갑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네이버나 엠파스가 블로그 서비스를 상당히 일찍 시작했지만, 그쪽에는 눈길조차 돌리지 않은 것은 블로그는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독립적인 공간이어야 할 곳인데 대형 포탈 블로그는 내 공간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거기에 '나'와는 전혀 교집합적인 분모가 없는 익명의 다수 대중들에게 쉽게 노출되는 포탈은 본질적으로 맘에 들지 않기도 했고 말이죠. 

   다른 분들의 의견은 다르겠지만, 저는 블로그를 하는 것은 어느 정도 힘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VT나, 초창기 웹의 주류였고 여전히 상당한 비중을 갖는 카페 서비스와는 달리 블로그는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것은 각 블로그 유저 개개인입니다. 다른 사람이 대신 자신의 블로그에 내용을 채워주는 것이 아니기에 포스팅을 하려는 의지가 있고 그럴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블로그를 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의지'에 따라 하는 것이긴 합니다만,  "진입장벽"이 없는 대형 포탈 서비스의 많은 블로그들이 어떤 모습인지를 생각한다면, 어떤 모습의 블로그가 더 의미가 있을 지는 확연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로그는 개인의 일기장이자 자신의 목소리를 타인에게 보이는 곳입니다. 자신이 왜 하느냐에는 수많은 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답이 무엇이 되었든지, 블로깅을 하는 이상 내 목소리를 타인에게 노출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죠.

  이렇게 타인과의 교류가 블로깅의 뿌리임을 생각할 때, 저는 적어도 저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저를 보이고 싶습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의 이글루스는 저에게 충분히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이제 어떻게 될까요? 많은 이글루스 이웃분들이 계시기에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앞으로 이글루스를 이용하면서 편한 마음을 갖기는 어려워 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들 뿐입니다.

덧글

  • Freely 2008/11/12 19:26 #

    아무래도 돈되는 장사를 해야 기업이니깐요(..)
  • 키치너 2008/11/12 19:38 #

    그런데 솔직히 미성년자에게 개방한다고 해서 얼마나 이글루스에게 이익이 될 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글루스에서는 부정하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sk 커뮤니케이션즈 내에서 유사 서비스 통합쪽으로 방향이 진행되고 있는 걸 포장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죠.
  • Freely 2008/11/12 19:39 #

    제가 지적한 부분이 바로 그 뒷부분이죠.. 요즘 대세는 뭐든 통합하고 보자니깐(..)
  • timidity 2008/11/12 20:15 #

    트래픽은 돈이 되니까요..(한숨..)
  • 키치너 2008/11/12 22:25 #

    단순히 이번 운영방침변경의 목적을 이용자의 증대로만 보기에는 석연찮은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글루스 운영진들은 초창기부터 거의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이렇게까지 꽉 막힌 사람들은 아닐테고, 결국은 "본사"의 의지에 따른 거 겠죠.
    - 사실 한국의 대기업이 중소 규모의 웹서비스 업체를 인수해서 제대로 키워나갔던 전례가 있었나 생각하면 이미 이글루스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만...
  • 산왕 2008/11/12 21:58 #

    일단 시행되면 되돌릴 수 없으니 좀 신중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orz
  • 키치너 2008/11/12 22:27 #

    네.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 이런 "중요한" 변화를 유저들의 의견도 반영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시행한다니요...
  • 사바욘의_단_울휀스 2008/11/12 21:58 #

    아 통합된다고 보면 이해가 쉽군요. 그래서 명목상 여러가지 변명을 하는거군요.
  • 키치너 2008/11/12 22:28 #

    통합된다고 해도 이젠 떠나진 않겠지만, 솔직히 썩 유쾌하지 않은 기분입니다.
  • 유리 2008/11/12 23:33 #

    14세이상 허용? 중2병 환자가 몰려들겠군요....라지만 뭐 여기도 장사해야할테니. 더군다나 네이트 연동이면 이글루의 싸이화가 되냐요... 티스토리나 갈까....(...)
  • 키치너 2008/11/12 23:39 #

    결국 이렇게 되면 피해를 입는 건 이글루스와 유저 양자 모두겠지요... 이글루스는 이제 다른 블로그 서비스랑 다를 게 없는 그저 그런 블로그 중 하나가 되버릴 지도 모르고, 유저들은 기껏 이뤄놓은 '이글루'라는 커뮤니티가 무너져가는 걸 보게 될테니 말이죠.
  • 유리 2008/11/13 02:05 #

    키치너님 글을 처음으로 보고서, 밸리나 이오공감에 떠있는 글들, 그 외에 몇개 더...=ㅁ= 까지 보고나니 조금 윤곽이 잡힌달까 생각이 정리된달까 하네요.
    위의 리플이 이 소식을 접하자마자 바로 든 생각이었는데요, 왜 그런가 싶으니 이글루스만의 성향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성인만 가입가능하다는 점에서 주민등록번호 도용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빠져나올 구멍이 있긴 하나 기본적으로 초딩-_-이 안들어오긴 합니다. 하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는 이오쟁패 싸움들을 보면 성인도... 똑같아요=ㅁ=; 도리어 '머리에 좀 들었다고' 더 지능적이고 계산적이고 치밀하고 치사하게...싸우죠;
    그리고 블로그를 하는 분들, 특히 이글루스로 와서 그런 경향을 느꼈는데 싸이월드를 안 좋아하십니다. 저도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이른바 인맥관리(...)로 하고있어요. 아주 불성실하게. 싸이월드는 정말로 즉흥적인 느낌이고 블로그는 그에 비해 무겁죠. 뭐, 여기까지라면 이글루스 블로거라는 것에 대한 우월감이 있다고 생각하면 될지도.
    제가 생각하는 결정적인(?)건 나만의 공간에 사람이 우글거리는 걸 바라지 않아...랄까요, 폐쇄성을 원하는 것 말이에요. 솔직히 이글루에 오덕(...)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더군다나 중고등학생 위주인 네이버 블로그의 오덕질(;;)과 비교하면 질이 다르더군요; 별의 별 얘기 다 나옵니다. 이 사람들은 아무래도 자기 공간에서 박혀있으려는 성향이 있고, 대형 포털과 연결되면서 열리는 상황이 반갑지 않을겁니다.
    전 네이버가 이웃/서로이웃 제도로 폐쇄적이라 생각했는데(사용하기에 따라 이글루보다 더 지독하게 폐쇄적이긴 합니다;) 네이버를 메인으로 하시는 어느 인기블로거님이 말하길, 이글루스도 쓰는데 여긴 좀더 은밀한 느낌이다..라고 하시더군요. 그 분의 주요 테마는 요리였고, 그건 네이버에 더 어울렸다 싶습니다. 그 은밀하다는게 무엇일까 싶었는데 이제서 알 것도 같아요.
    다음 블로그이지만, 아는 분께서 올린 글 하나가 다음 메인에 뜨게 되었습니다. 그 블로그는 패러디 소설을 올리는 오덕블로그;;였는데, 하루에 수만명씩 몰려드니 악플 같은것도 없었는데 굉장히 불안해 하시더라구요. 해당 글을 비공개할까, 블로그를 옮길까. 그냥 자기의 세계가 외부에 드러나는 것을 두려워 하십니다. 그렇더라고요.
    저같은 영세민은 그저 사람들이 알아주면 굽신굽신이긴 하지만(...)
  • 키치너 2008/11/13 16:08 #

    네. 블로그가 열린 공간이면서 또한 닫힌 공간이라는 이중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상 "아무나" 자신의 블로그에 접근하는 건 꽤나 신경쓰이는 일이죠. 물론 Wold Wide Web인 이상 타인의 블로그 접근을 블로거 마음대로 할 수는 없겠지만, 블로그 접속의 최소한의 [역치값threshold]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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