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 참살이길] Viking - 이젠 회덮밥을 좋아할 수 밖에.. 음식

   전 평소 음식을 그다지 가리지 않지만, 그래도 친구들이 권할 때 되도록이면 피하는 음식이 있었으니, 그 중 하나가 바로 회덮밥류입니다. 음식의 유래에 대해서는 지식이 일천한 고로, 회덮밥을 볼 때마다 '이건 비빔밥도 아니고... 해물 덮밥도 아니고, 그렇다고 생선초밥은 더욱 아니잖아!' 정도의 느낌을 받으니, 저절로 머릿속에서는 회덮밥하면 뭐나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퓨전음식-_-;; 정도밖에 생각나지 않는 건 당연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런 편견을 이번 기회에 180도 돌이키게 되었으니... 바로 다음과 같은 이야기 입니다.

    매일 생활의 공간이 학교 주변 10리에 국한되어 있는 많은 대학생들이 그러하듯이 저 역시 5년째 학교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식사는 여흥거리가 아닌, 단지 "칼로리덩어리"에 불과한 경우가 10에 9은 될 겁니다. 막 파릇파릇한 신입생 때야 대학 주변에 이른바 이름난 음식점이 있다면 한곳씩 찾아가보기라도 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이미 웬만한 곳들은 다 식상해져 버렸던 것입니다.

    그런데... 모처럼 EDC(Early DisCharge)를 한 친구들에게 "어이, 오늘도 [식상한 저녁]을 먹어야 되나?"라고 어떤-_-; 기대조차 하지 않고 푸념을 했더니, 친구 曰
    "식상? 식상? 지금 식상하다고? =_=" "그럼 식상하지 않은 걸 먹으면 되겠군"
   
   글쎄요. 식상하지 않게 해주겠다는 말에 혹한 걸까요. 정신을 차려보니, 이런 곳 앞에 와 있었습니다. 확실히 평소 제가 갈만한 곳은 아니긴 합니다만... 은전의 무게와 식상함은 반비례 한다는 건 저도 알고 있는 데...

   아무튼, 여기까지 왔으니 돌아갈 순 없고, 들어왔습니다. 시간이 조금 일렀던 터라, 손님은 그다지 보이지 않더군요. 밖에서 상상한 인테리어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

    자리에 앉아서 이 친구들이 뭘 시키려나 했더니...

    메뉴도 보지않고 대뜸 말하더군요.

    "여기 점심 특선 회덮밥 셋이요"
   
    응? 점심 특선? - 당시 시간은 5시 30분... - 그리고 회덮밥?! $%^$#^#%^!@#!$@#

    "님, 지금 뭥미? 나 회덮밥에 편견있는 거 님하가 모를리가 없으..." 라고 하려고 했지만, [역시 이곳에 오면 회덮밥이지] [그럼, 그럼, 점심 특선 시간 끝나기전에 먹는 점심 특선 회덮밥이 쵝오임] .... 이렇게 말하는 두 사람을 차마 말리진 못하고 결국 전 회덮밥에 대해 Fight or Flight 하게 되었지요.

   넵. Flight. 

   회덮밥이 정체불명의 퓨전음식? 누가 그럽니까? 제가 좀 훈계를 해야 겠군요. (...)

   이른바 회덮밥의 3대 요소를 밥, 덮밥용생선회살, 야채와 소스로 분석하자면 오랜만에 마주친 이 회덮밥은 상/상/상 의 점수를 받을만한 하더랍니다. :)

   제 입맛은 원래 평범해서, 웬만해선 음식에 대해서 칭찬을 하거나 또 먹으러 오자고 하지 않는 데, 이번만은 친구들에게 왜 이제야 이런곳을 알려준거냐! 하고 버럭! 해버렸... 지요. (...)
    이곳의 본업이 무엇인지 여실히 알려주는 찬의 구성. 예. 다음에는 롤이나 회를 먹으러 오자고 다짐했습니다. (...)

    못 먹던, 먹기 싫어하던 음식의 맛을 새로이 알게 되는 건 참 즐거운 일입니다. 게다가 새로운 맛을 알게 된 것이 먹거리에 대한 식상함에 질려있었던 때라면 그 기쁨은 배가 되고 말이죠.
    오늘의 교훈이라면, "같은 음식이라고 다 같은 게 아니다"일까요? :)

덧글

  • 늑대별 2008/11/17 21:22 #

    저는 회덮밥을 원래 좋아해서...시원(?)하잖아요. 그러니 더 맛있게 보이는군요. 춥춥...
  • 키치너 2008/11/17 21:26 #

    편견을 무너뜨렸더니, 새로운 맛의 세계(...)가 보이더라구요. 앞으로 다른 음식들에 대한 편견도 처리해 볼 생각이랍니다. (...)x2
  • 유리 2008/11/17 22:56 #

    저는 회덮밥 포함 회 종류 전체를 못 먹습니다. 초밥도 못 먹구요, 어렸을때 살던 동네가 바닷가라 손님 오시면 횟집엘 자주갔는데 여기서는 밑반찬으로 배를 채웠습니다.(하지만 많이 나오니까 되더군요;) 이 동네 전주에서 비빔밥에는 육회가 나오는데 이것도 참 난감...ㅠㅠ 뭐, 학생식당 비빔밥이야 어디가도 먹는 그 비빔밥 맞고, 가격 만만치 않은 이른바 전주비빔밥 집 얘기지만요.
    과연 저는 언제 새로운 맛의 세계를 접하게 될까요=ㅅ=;
  • 키치너 2008/11/17 23:29 #

    앗, 육회를 못 드신다니.. T.T 하긴 저도. 육회는 어렸을적에 입맛을 들여놔서 맛있게 먹는 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회를 입에 잘 못대긴 했죠. ^^:

    그러다가 모종의 기회로, - 이번 포스팅하고 비슷한 계기랄까요. 흐흣;- 회를 맛보게 되었는 데, 의외로 생각한 것보다 입에 잘 맞아서 아직 즐기는 정도는 아니지만 별미로 먹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
  • 개귀 2008/11/18 09:55 #

    안녕하세요! 역시 회덮밥은 애매한 밥집이 아니라 횟집이나 초밥집에서 먹어야 제맛이죠ㅎㅎ
    저도 여기 좋아합니다 양도 많고...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으니까요.
  • 키치너 2008/11/18 19:54 #

    반갑습니다 ^^; 저도 이곳을 좋아하게 될 것 같더군요. :)
  • EXmio 2008/11/21 00:01 #

    전 비빔밥류는 잘 안먹는 편인데, 유독 회덮밥은 자주 먹습니다. 야심한 시간에 양념 올라간 회덮밥 생각하니 침이 고이네요 ^^
  • 키치너 2008/11/21 16:37 #

    저랑은 반대의 입맛을 가지고 계셨군요. :) 물론 이제는 회덮밥도 꽤나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만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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