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 소개 : 키치너가 누구야? - 일차 세계대전

   전뇌공간에 한발을 담군 이후로 제 2의 "나"인 닉네임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곤 했습니다. 최초의 넷에서의 닉이었던 모 소설의 등장인물에서 시작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몇번의 닉네임 교체가 있었고, 친구들이나 주변 지인에게 다소 닉네임에 대한 오해가 있기도 해서 이번 참에 이 닉의 주인공인 사람에 대해 밝혀보기로 합니다.

   키치너. 풀 네임은 Horatio Herbert Kitchener인 이 인물은 19세기 유럽사나 영국 제국주의사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만한 바로 그 사람입니다. 

  
바로 납니다. 

  백과 사전에서의 인물 설명을 빌려오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청년 사관시절 때부터 중근동(中近東)에서 측량과 현지민(現地民) 군대의 지도를 담당하였고, 그 후 경력의 대부분을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보냈다. 1884년 고든 장군의 구원군에 참가하였고, 그 후에는 동(東)수단의 지사(知事)를 거쳐 1892년 이집트 군사령관이 되었으며, 1898년의 파쇼다 사건을 해결하고 귀족의 반열에 들었다. 보어 전쟁에서는 참모장, 이어서 총사령관으로 있으면서 보어인(人)의 게릴라전을 경험하였고, 전후 인도군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로는 군대의 근대화, 북방변경의 방비강화에 힘썼다. 1909년 원수(元帥), 1911년 이집트 총독,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곧 육군장관에 취임하였다. 그러나 다르다넬 해협 공격이 실패하자 점차 신망(信望)을 잃어 갔고, 군사회의를 위해 러시아로 가던 도중에 그가 탄 군함이 격침되어 사망하였다."
ⓒ 두산백과사전 EnCyber & EnCyber.com 인용

 호의적이기 보다는 조금은 날선 평가지요? :)

 아무튼, 이 인물과의 첫 대면은 2005년 봄. 정치외교학과 3학년 전공인 유럽외교사를 당당히 교양 과목으로 신청해서 듣는 객기를 부렸던 그 때였습니다. (이 객기는 2006년에도 쭈욱 이어졌습니다. 으하하) 뭐, 첫 만남은 "흥! 구시대적 인물이구만" 정도의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사실, 유럽 외교사의 강의 범위는 딱! 제 1 차 세계 대전 발발 전까지 였으니, 이 인물에 대한 평가를 바꿀 기회는 없었죠.

  그러다 개인적으로 제 1 차 세계대전에 관심을 갖게 되고, 관련 서적을 찾아보면서 서서히 호의적인 감정으로 변했습니다. 구시대 인물은 맞지만, 야구판에서 유명한 말로 치면 "클래스는 영원하다"와 비슷한 느낌이었던 것 같네요. 뭐, 가장 결정타는 바로 이 책을 읽으면서 였었던 것으로 기억나긴 하지만 말이죠. :)

  키치너가 제1차 세계대전 발발과 함께 육군성 장관으로 취임하면서 한 말은 지금 블로그 대문에 걸릴 정도로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최소한 3년은 각오해야 합니다. ... 사실상 결말이 난 후에도 완전히 궤멸되어야만 굴복할 것입니다. 그 과정은 매우 오래 걸릴 것 같군요." 

실제로 1차 세계대전은 4년에 걸쳐 이뤄졌고 정말로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습니다. 정말로요.

 아무튼, 이런 사연으로 제 닉이 결정되었습니다. 아마 앞으로 바꿀 일은 별로 없을 꺼에요. ^^; (심지어는 이제 친구들도 이름보다는 제 닉네임을 따서 '킷~'/'어이 킷힌어' 이러니까 말이죠. orz)

덧글

  • 윤민혁 2010/06/02 13:20 #

    키치너의 그 "사실상 결말이 난 후에도 완전히 궤멸되어야만 굴복할 것이다"라는 부분... 저는 1차 세계대전이 지구전이 되리라는 예상을 초월해서, 2차 세계대전까지 예언한 게 아닐까 생각하곤 합니다. 말 그대로 준 군국주의자 독불장군 특유의 직관으로요. (쓴웃음)
  • 키치너 2010/06/02 14:25 #

    왠지 키치너가 2차 세계대전 발발때까지 장수해서 처칠과 함께 내각의 콤비를 이루는 모습을 상상하고 싶어지는 군요. 1차 세계 대전때와는 달리, 어쩌면 환상의 콤비가 되었을 지도...?
  • 윤민혁 2010/06/02 15:35 #

    그보다는...

    "내가 그랬잖아! 결국 그렇게 됐어!"
    "네, 네. 알았으니까 차 따라드릴 때는 가만히 좀 누워 계세요, 원수님."

    ... 쪽이 더 유쾌하지 않겠습니까. 90살 생일을 2일 앞둔 고집불통 영감님이 "그러게 날 진작에 부를 것이지!"라면서 병실 침대 위에서 파닥파닥 하시다가 간호사한테 핀잔 듣는 게요. (웃음)
  • 키치너 2010/06/02 16:17 #

    푸핫! 마시던 물을 뿜을 뻔 했군요. 이참에 이걸 소재로 단편을 하나 써 보심이... :)
    기대해보겠습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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