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친구의 소식

오늘 모 병원 인턴 설명회가 있었다.

사실 평소 '인턴 설명회 같은 거 들어서 뭐하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별로 들어볼 생각은 없었는 데 무심코 시계를 보고 무슨 마음이 들었는 지 인턴 설명회가 있었던 강의실로 달려가게 되었다.

인턴 설명회 자체야 생각대로 그 병원의 QoL을 강조하는 내용이었고, 나름 경쟁이 빡세다는 건 익히 들어알고 있었기에 별로 딱히 귀가 확 트이는 건 아니었다.

그러다 오늘 설명회를 온 인턴(이 친구도 동기긴하다)이 전공의 지원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이 병원에 인턴으로 있는 J의 이야기를 했다. J, 의과대학 생활 중 손으로 꼽을 만한 BF중 하나인 이 친구는 원래 IM 지망이었는 데 말을 듣자하니 지금은 DM의 권유를 받고 DM을 노리고 있다는 것이었다.

'허... J가 DM을...'

순간 탄식이 나왔고 어울리지 않는 선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만약 내가 J의 입장이었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J가 (상당한) 부러움과 함께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한번도 IM, NU(하나만 더 하자면 PY)외엔 생각하지 않았던 나도 이런 상상을 한 것만으로 이렇게 쉽게 평소의 결의(?)를 바꾸다니 말이다.

오랜만에 들은 친구의 기쁜 소식과 함께 내 자신의 속물주의를 확인한 씁슬한 시간이 그렇게 지나갔다.

덧글

  • AyakO 2010/09/25 01:56 #

    dm은 내용이 졸라 재미없어서 못 해먹을 것 같던데 라고 얘기하면
    누군가가 대답해주죠.
    dm은 일에서 재미를 찾을 필요가 없다고. 퇴근하고 나서 여가 시간에 재미있는 거 하면 된다고... ㅠㅠ

    같은 던트인데! 같은 월급 받느데!!!
  • 키치너 2010/09/25 06:19 #

    DM의 D자도 안 꺼내던 친구가 순식간에 돌아선 걸 보면, 정말 .....

    크윽... 부러워요. ㅠㅠ
  • 2010/09/25 02:15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키치너 2010/09/25 06:37 #

    적어도 전 DM이 재미는 없더라구요. severe한 케이스도 별로 없고... 쓰는 약도 사실 몇가지 없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데도 이런 소식을 듣고 조금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드는 걸 보면 저도 어쩔 수 없는 속물적 인간인 거 같네요. (하하;;)

    이야기 하자면 길어지지만, 의대들어오게 된 복잡한 이야기도 있고, 지금까지 수많은 수정주의적 결정(소비에트연방도 아닌데 -_-;;)을 후회하기도 해서 본과들어와서는 전형적인 임상의학의 길 외엔 거의 생각을 안한 것도 있어요.

    .... 뭐, 그래도 아직은 급한 이야기는 아니죠. 일단 라이센스부터 따야. (...)
  • 위장효과 2010/09/25 08:12 #

    DM이야말로 젊을 때 확! 벌어놓고 고정고객 확보하고 나이 40넘어서는 그냥 간판걸고 지낼 생각하는 그런 곳이라죠. 아니면 정말 크게 하던가...
    (그래봐야 쓰는 약은 두개뿐. 가끔 다른 약 쓰는 경우도 많지만)

    우리 병원 DM과장은 "밖에 나가서 쓸데없이 이런저런 짓하기 귀찮아서 그냥 월급장이 하고 산다. 내가 미쳤다고 그 돈 받겠다고 그 짓을 해?"라는 주의. 던트때야 편하지만 개원하면 DM도 다른 과 못지 않게 바쁩니다.
  • 키치너 2010/09/25 16:45 #

    그렇죠~! 평소엔 전혀 마음이 없었지만, 그래도 전공의 4년동안의 생활을 생각하면 쪼끔 부러워 지는 건 어쩔 수없나 봅니다. ㅠ
  • 2010/09/29 12:08 #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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